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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개발자로서 보았던 첫 면접에 대한 회고 본문
이 글은 오늘의 면접에서 특히 내 기억에 남는 세 번의 실수에 대한 회고이다.
면접에서 여러모로 배워가는 것이 많았는데, 오후중에 진행이 되었고 한 시간 약간 넘게 진행이 되었다.
첫 면접인 만큼 여러 실수를 했고 그 만큼 배워가자는 마인드로 임했다. 특히 신입, 경력을 불문하고 개발자로서 지녀야 할 모범적인 태도나 각 언어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면접은 회사 내부 별도의 사무실에서 진행이 되었고 두 분이 들어오셨다.
첫 면접이라 많이 떨렸지만 배려를 많이 해 주신 덕에 면접 자체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이 되었다.
첫 15분 정도는 업력과 업종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듣고, 그 후 15분 정도는 성격의 장단점이나 그간의 이력, 경력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회사에 대해 알아보았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뜨끔 했는데, 구글에서 CEO 인터뷰나 회사의 주력 사업분야 등에 대해 간략히 찾아보고는 갔지만 어려운 용어들이 나열되어 있어서 더 깊게 알아보지 않고 그냥 면접에 임했고, 그 부분에서 더 어필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었는데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갔던 것 같다. 이 부분이 첫 번째 실수라고 생각한다.
자기소개서에 적혀 있지 않았던 사항들에 대해 질문을 몇 가지 받았는데, 주로 인성과 성격에 관한 질문들이었다. 이 부분은 형식적인 부분이라 생각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준비한 대로 대답을 했고, 그렇게 넘어갔다.
중간에 파이썬에 관련해서 질문이 있었는데, 파이썬을 정말 좋아한다고 어필했던 점이 오늘 면접의 두 번째 실수였던 것 같다. 이 유형의 실수는 면접 경험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되었다고 생각한다. 파이썬 ROS 라이브러리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여차저차 하다가 '파이썬을 정말 좋아해서, 더 잘 하고 싶은 생각에 추가적인 강의를 수강중이다.' 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오히려 우려스럽다는 답을 들었다. 일단 수습하기 위해 그 이유에 대해서 살을 붙여 답변을 하긴 했는데, 신입이 배테랑 앞에서 변명에 가까운 설명을 해 봐야 통하지 않았을 것 같고, 아무튼 난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깨달은 점이 있었는데, 교육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들어왔던 사실이지만 사실 어떤 특정 언어는 것은 결국 어떤 체계를 만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언어를 사용해서 어떤 시스템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목표하는 시스템을 잘 만들 수 있는 '설계능력' 이 중요한 것이다.
이 부분이 사실 면접 때의 실수보다도 더 고민이 깊어지게 하는 사항인데, 파이썬이 좋아서 파이썬으로 개발의 세계에 입문한 나에게는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아주 비현실적이지는 않은 부분으로, 바로 몇 년 뒤라도 개발 생태계에 커다란 전환이 일어나서, 파이썬이라는 개발 생태계가 통째로 사라지면 나는 어떻게 되어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하게 되었다. 현업에서 오랫동안 일 해 오셨던 만큼 그러한 사례들을 충분히 많이 보아 오셨을 것이고, 이런 고민을 할 수록 결국 중요한 것은 이론적인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파이썬만 잘하는 개발자가 아닌 설계 자체를 잘하는 개발자가 되라는 것, 그리고 이러한 시니어의 통찰은 신입 개발자가 면접과 같은 자리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황스러운 시간이 지나가고 5년 뒤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들었다.
이 부분은 평소 생각하던 사항이 있어서 무난하게 답변을 하고 넘어갔던 것 같다.
앞선 30분은 그렇게 진행을 했고 나머지 30분 정도는 내가 제출한 포트폴리오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이 부분을 통으로 세 번째 실수로 놓았다.
포트폴리오는 나처럼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나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회인데, 설명을 진행하면 할 수록 너무 부실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트폴리오의 디자인 같은 부분은 차치하고, 분명 이 부분에 대해 이러한 원리로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당장 눈 앞에는 정적이고 무미건조한 자료만 있으니, 내 실력이나 의도를 한정된 자료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그야말로 자승자박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말로 설명하는게 어려우면 코드를 꺼내다가 보여주기라도 잘 해야 하는데, 그 조차도 부실했기에 개인적으로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아니었나 싶다.
면접이 끝나고 마지막 하고싶은 얘기 또는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 때도 사실 착실히 준비해 갔다면 조금이라도 가산점이 있었겠지만 괜히 필요없는 말을 해서 점수를 깎아먹는 것 보다는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었기에 개인적으로 회사 내부의 개발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마무리 했다.
떨어진다면 아쉽겠지만, 면접 자체로도 충분히 내게 필요했던 것이 무엇인지, 지금 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더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또 면접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고 다음 면접때는 긴장을 좀 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신입은 일단 면접을 많이 다녀보라고 얘기를 하는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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